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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OTT·음원 플랫폼…과거에서 해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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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OTT·음원 플랫폼…과거에서 해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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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준 IT과학부 차장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황기를 맞을 줄 알았던 한국 OTT와 음원 플랫폼 업계가 대형 악재를 겪고 있다. 저작권료 분쟁이 퍼진데 이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까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는 한국 OTT 시장에서 유료 가입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상파 연합군 웨이브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서 월등히 차이가 나는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진출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고 HBO맥스와 애플TV플러스도 국내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 업계도 '음원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가 상반기 중 국내 진출을 확정지었다.
해외 거대자본이 우리 시장을 노리는 일은 이전에도 자주 있었다.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월마트와 코스트코가 한국에 뛰어들었었지만, 이마트에 참패했다. 해외 거대자본을 이겨낸 사례는 영화산업이 가장 대표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극장가에서 해외영화의 점유율은 80%(서울 기준)에 육박했다.

그러나 2003년 소위 '한국영화 르네상스'라 불렸던 시기 이후 이 같은 점유율을 뒤집어졌다.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장화, 홍련' 등이 개봉했던 2003년에 한국영화의 극장 점유율은 50%로 해외영화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06년에는 70%까지 뛰어오르며 할리우드 영화를 압도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의 제품이 미국을 압도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우리의 텃밭에서 미국 거대자본을 압도한 경험은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다. 이는 콘텐츠 시장뿐 아니라 우리 산업 전반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2003년 한국영화에 대해 붙은 또 다른 별명은 '웰메이드(Well-made) 영화'다. 1990년대 전형적인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성껏 영화를 만들어 붙여진 별명이다.

결국 거대자본과 풍부한 인프라를 극복하는 것은 아이디어다. 음원·OTT 플랫폼 업계에 어려운 시기가 겪고 있지만 살길은 분명 있다. 2003년 한국영화의 성공을 이끈 '웰메이드'라는 키워드는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