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경제영토’를 ‘엄청’ 강조했지만, 정작 특정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 중국 수출의 경우 1325억55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5.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존도가 2019년의 25.1%보다 0.7%포인트 더 높아지고 있었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도 485억4300만 달러로 9.5%를 차지했다. 비중도 8.9%에서 9.5%로 상승했다.
여기에다, 홍콩과 일본 등 ‘상위 5개 국가’를 따지면 수출 의존도는 더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58.6%에서 작년에는 60.7%에 달한 것이다. 불과 5개 국가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의 60.7%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부는 그동안 각국과 FTA를 추진하면서 ‘경제영토’를 대단히 강조했다. FTA뿐 아니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추진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CPTPP 가입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회복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모든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보호무역의 바람도 거셀 것”이라며 “시장 다변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강조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연초 페이스북에 “올해 수출이 우리 경제 회복과 반등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올해 정책금융기관의 256조 원 규모 유동성 제공 ▲온라인 전시관, 화상상담 플랫폼 등 비대면 판로 개척 지원 ▲국가 간 신속통로 확대 등 기업인 입출국 애로해소 ▲신남방정책, RCEP 조기발효, CPTPP 가입 검토 등 경제영토 확장 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바이든 시대 국제 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 전략’에서 CPTPP에 가입하면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었다.
이같이 의존도가 높아지면 돌발적인 ‘수출 악재’가 발생할 경우 그만큼 타격이 클 수 있다. 올해는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통상질서’가 예고되고 있다.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