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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획재정부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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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획재정부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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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냐”며 기획재정부를 비판했다는 소식이다.

이 지사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문제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 나라가 기획재정부의 나라냐”고 질타하자 “대한민국은 기획재정부의 나라가 아니며 국가의 권력과 예산은 국민의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침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정 총리에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당연시하는’ 듯 보이고 있다. 국가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선진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렇더라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나랏빚은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나랏빚은 문재인 정부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가채무비율’이 2005년 25.9%에서 10% 포인트 높아지는 데 12년이 걸렸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불과 4년 만에 10% 포인트 상승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8조3000억 원으로 100조 원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라고 했다. 그렇다면 ‘미래세대’의 부담도 그만큼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적게 쓰는 것이 능사냐”는 압박을 받고 있다. 더 풀어야 한다는 압박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인 홍남기 부총리는 KBS에 출연,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면 적자 국채 발행으로 국가신용 등급에 악영향을 주고 ‘미래세대’에도 부담이 된다고 우려한 것이다.

그렇다고, 기획재정부가 그것만으로 ‘면피’일 수는 없다. 국민은 나라 살림을 꾸리는 기획재정부가 ‘확장재정’의 불가피성만 역설했지 다른 부문의 재정을 억제했다는 말은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사업’의 지출을 조금씩이라도 억제하겠다는 말이 들리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일자리 예산’이다. 세금을 쏟아서 만드는 ‘일자리 예산’을 어느 정도만 줄여도 훨씬 나을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 예산’이 황당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는 잊을 만하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왕창’ 늘리고 있는 공무원 숫자도 다르지 않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면서도 정부는 올해 예산의 72.4%를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하반기에는 또 ‘재정절벽’이다.

국회는 무려 558조 원에 달하는 올해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는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보다 오히려 2조2000억 원을 증액하고 있었다. ‘단돈(?)’ 1조 원이라도 삭감했더라면 나랏돈 펑펑 쓰기로 작정했다는 볼멘소리는 덜 들었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