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회사를 편하게 생각하고 만족해야지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게 서구 사회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과거 미국과 유럽 사회에서 높은 급여, 일과 개인생활이 모두 가능한지 여부, 지속적이고 폭넓은 사회공헌을 하는지 여부가 좋은 기업을 평가하는 잣대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인종과 학력 등에 있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기업일수록 직원의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구글도 ‘성과를 내는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주제를 가지고 오랜 연구를 했는데, 얼마나 발언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러 조사나 연구 결과에 따라 진단하고 평가한 일 하기 좋은 회사 1~10위 회사들이 정말 일하기 좋은 회사일까?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를 보면 이 회사 중에도 여전히 수직적이고 군대 같은 문화, 상사의 리더십 부재, 업무량에 비해 적은 급여 등 크게 새롭지 않은 불만들이 존재한다. ‘일하기 좋은 회사’는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다르게 정의될 수 있고,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다.
IBM의 경우, 조직의 핵심가치를 정립할 때 전 직원의 참여를 강조했다. 자칫하다간 CEO 혼자 외치는 슬로건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2003년 7월 23일 회사 내부 시스템을 통해 핵심가치 정립에 있어 직원들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그리고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72시간까지 IBM의 핵심가치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자기 생각을 공유하는 Value Jam을 실시했다. 당시 32만 명의 전 세계 임직원 중 무려 70%가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 1만 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채택돼 IBM의 새로운 핵심가치를 수립하는 데 사용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구성원들은 이 모든 것을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들의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단순히 지시를 받아 실행에 옮기는 ‘직원’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주인’이 된 것이다.
경영자를 포함하여 전 구성원들이 원하는 ‘일하기 좋은 회사’의 정의를 찾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은 조직의 크기에 구애 받지않는 필수 요건이라고 본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일하기 좋은 회사의 요건은 무엇인가?”
“지금 다니는 회사가 그런 회사가 될 수 있도록 개인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만약 스스로 답할 수 있다면, 지금 서있는 곳의 풍경이 달리 보일지 않을까?
강송희 플랜비디자인 책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