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코칭칼럼] "명성 추락은 지식 아니라 인격 탓"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2

[코칭칼럼] "명성 추락은 지식 아니라 인격 탓"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안이 지난 2월 4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처리에 대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들통나는 바람에 그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임성근 부장판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지난해 5월 사표를 제출했을 때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하면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라면서 사표를 반려했다고 주장하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고 즉시 반박했다.

그러자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이 녹취록을 언론에 제공하면서 하루 만에 "잘못된 기억에 기초하여 말한 것에 사과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로 인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법원장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졌음은 물론 그 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탄핵을 한 여당의 입장도 얼마 남지 않은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도 악영향을 걱정하게 됐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이번 사건 중에서 이런 결과를 가져온 김명수 대법원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하겠다.

첫째, 신뢰 문제이다. 임성근 부장판사가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사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 제공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평소에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행동으로 인해 김명수 대법원장을 신뢰하지 못해 녹음한 것이라는 주장을 곱씹어 봐야 한다.
둘째, 인격 또는 품성의 문제이다. 사람이 성공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인격과 지식 또는 품성과 역량이다. 이 둘 모두를 갖춰야 성공한다. 그런데 성공한 후에 나락으로 추락시키는 것은 지식이나 역량보다 인격이나 품성이 허위로 드러났을 때이다. 이런 현상은 직장이나 조직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셋째, 목적의 문제이다. 삶의 목적이 자기만의 출세를 위한 것인지 인류사회를 위한 것인지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다. 목적이 다르면 아무리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언젠가는 무의식은 행동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목적이 머리라면 행동은 꼬리이기 때문이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 수는 있지만, 목적지를 바꾸기는 어렵다. 결국, 꼬리는 머리가 지시하는 곳으로 향하게 되어있다.

넷째, 마음 자세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행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목적과도 연관된다. 그래서 항상 진정성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진심으로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않아도 되지만 진심 없이 상황에 따라 다른 말을 한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일일이 기억해야 한다. 머리가 웬만큼 좋지 않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기꾼은 머리가 비상하다.

다섯째, 끝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김명수 대법관은 그 직을 그만두면서 남겨질 세평을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 것인지 한번 생각해 봐야 했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사태로 김현 하창우 신영무 정재헌 함정호 박승서 등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 6명은 8일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계획이라는 보도도 있고 현직 판사들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숱한 고난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 만약,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금과 같은 태도나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면 대법원장이 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성공이나 명성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살다 보면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의 명에도 마찬가지다. 불의에 저항하면 그 직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하지만 불의에 편승하면 더욱 승진할 수도 있다. 이것도 선택의 문제다. 결국, 마지막에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는 가려지겠지만 그때는 늦다. 선택을 할 때는 그 선택이 어떤 결과가 올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생을 마감할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지만,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높은 지위에 올랐거나 명성을 얻었더라도 생을 마감하는 날에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사람들로 인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을 후회하게 된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려면 인생을 마감하는 날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단기적으론 손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론 이익이다. 더구나 자신의 직계 후손, 그 후손의 후손에게도 자신의 명성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리더는 행동해야 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