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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FTA 불구하고 가장 비싼 바나나 파인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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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FTA 불구하고 가장 비싼 바나나 파인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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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기획재정부가 책자를 내놓았다. ‘한·미 FTA로 달라지는 우리 생활’이라는 책자다. 기획재정부는 수입 관세의 인하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경감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수입업협회도 자료를 만들었다. ‘한·미 FTA 발효, 미국산 수입품 가격동향’이라는 자료다. 23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라고 했다.
자료는 한·미 FTA의 도·소매가격 인하 효과를 각각 7%와 6.3%로 진단하고 있었다.

와인과 맥주의 소매가격 평균 인하율이 13%, 과일과 견과류는 9.6%, 육류·어류는 7.7%, 주스·음료는 7%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대한상의도 250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미 FTA 활용 계획’을 조사하고 있었다.

유통업체 가운데 54%가 수입상품의 판매가격을 내리겠다고 했고, 31.2%는 그럴 마음이 ‘별로’라고 응답하고 있었다.

그래서 FTA를 하면 값싼 외국 과일과 와인 등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이 세계 10개국 주요 도시의 물가를 조사한 결과, 그렇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일 8개 품목 가운데 바나나, 파인애플, 자몽, 망고의 가격은 우리나라가 ‘톱’이었다. 바나나 가격은 2015년보다 99.1%나 올랐다고 했다. 망고는 10개국 평균가격의 2.6배나 되었다. 파인애플은 1.6배, 자몽은 1.8배로 나타났다.

수입 포도와 레몬, 오렌지, 키위 등 4개 품목의 가격은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2등’이었다.

칠레산 와인인 몬테스 알파 까르네쇼비뇽 가격은 ‘1등’이었다. 수입맥주인 하이네켄은 ‘2등’, 버드와이저는 ‘3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국민은 FTA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FTA는 어쩌면 수입업체의 지갑만 두둑하게 만들어준 셈이 되고 있었다.

국민이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은 더 있다. 한·미 FTA 당시 정부는 일자리가 35만 개나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국민은 늘어난 일자리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일자리는 얻기 어려울 뿐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