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곧 경칩(驚蟄)이니 본격적으로 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춘래불사춘’이 아닐 수 없다.
충북 지역의 경우 봄 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었다는 소식이다.
제천시는 오는 4월 청풍문화마을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청풍호 벚꽃축제'를 일찌감치 취소했다. 2년 연속이다.
진천군의 대표적인 봄 축제인 ‘생거진천 농다리축제’도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5월 28~30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작년에 이어 또 취소했다는 것이다.
단양군의 ‘소백산 철쭉제’, 옥천군 ‘참옻축제’ 보은군 ‘동학제’ 등도 3월말까지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본 뒤 개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는 보도다.
충남에서는 서천군이 ‘제21회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를 포기했다. 매년 30여만 명이 찾던 대표 봄 축제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전남지역에서는 지난해 22개 시·군에서 열릴 예정이던 축제 115개 가운데 94.8%인 109개가 취소되었는데, 올해도 봄꽃축제부터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3월 광양 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축제, 4월 장성 빈센트 봄 축제, 5월 함평나비축제·장성 황룡강 홍길동무 꽃길축제 등이 열리지 않게 되었다.
대표적 ‘흑자 축제’인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 2019년 입장객 31만666명, 입장료 수입 9억5500만 원, 농특산물 매출 4억255만 원, 각종 판매장 매출과 부스 임대료 10억11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축제를 연기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한 지자체도 적지 않아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 수입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는 매년 5~6월 열던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를 오는 10월로 연기했다. 단양군도 매년 4월 개최한 ‘쌍둥이힐링페스티벌’을 가을로 미뤘다. 옥천군은 시인 정지용을 기리는 문학축제 '지용제'를 10월로 연기했다.
해남 매화축제와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온라인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이었던 축제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농어민 소득 감소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하기는, 겨울에도 축제가 사실상 취소되면서 강원도 화천군의 경우는 산천어를 식품사업화하고 있었다. 산천어 통조림, 반건조 제품, 산천어죽, 양념구이 등이라고 했다. 망가진 축제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었을지.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