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하루에 주총을 열 수 있는 기업 수도 제한하겠다고 했다. 대만의 경우, 하루에 최대 100개 기업만 주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을 기준으로 오는 26일에 정기주총을 열기로 한 12월말 결산 상장기업이 257개사에 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또, 25일에는 188개사, 29일 152개사, 30일 122개사, 24일에는 119개사의 주총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관계기관이나 감독당국도 다르지 않다. 주총 현장을 ‘감독’하러 출동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사무실이 썰렁해질 정도다.
주총이 한꺼번에 열리면 주주들이 참석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여러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주주들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주총을 ‘지켜보는 눈’이 그만큼 적어지면 기업으로서는 유리할 수 있다. 주주들의 경영진에 대한 지적이나 요구사항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의 경우는 주주들의 항의와 질책을 피하기 위해 주총 날짜를 의도적으로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로 잡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처럼 코로나19로 영업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 이를테면 ‘눈치 주총 작전’이다.
그래서인지 증권당국이 ‘주총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수수료 감경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는데도 주총은 여전히 집중되고 있다. 마치 ‘담합’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