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르는 요인으로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그 첫째가 경기회복 기대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수가 빠르게 늘면서 미국에서는 셧다운(경제봉쇄)이 본격 풀리기 시작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 명을 밑돌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말까지 미국 성인 기준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 번째는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 온 1조 9000억 달러의 수퍼 메가톤급 부양책이 의회 절차를 마치고 곧 시중에 살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정은 적자에 빠져있다. 적자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면 국가 부채는 더 늘어난다. 국가부채는 바로 미국의 부채를 올리게 된다.
이 상황에서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은 발권력을 동원한 유동성 양적완화의 확대이다. 연준이 돈을 풀어 연방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더 많이 사주면 국채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저지 할 수 있다.
연준의 유동성 확대는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도 있다. 시카고 학파의 대가인 프리드먼은 일찍이 “인플레는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라고 갈파했다. 통화량을 늘리면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피셔의 화폐교환 방정식은 경제학의 공리로 자리 잡고 있다. 연준 발권력으로 인플레가 온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최근의 국채금리 급등과 그로인한 뉴욕증시의 긴축 발작을 두고만 볼수도 없는 것이 지금 연준이 처한 입장이다.
연준 일각에서는 유동성을 살포하지 않으면서도 시중의 자금난도 해소하는 다소 변칙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장기 국채는 사고 단기국채는 파는 방식으로 통화량 증가 없이 10년물 국채금리를 떨어뜨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와 공개시장조작으로 특정 국채의 수익률을 연준이 직접 조정하는 수익률곡선 제어(YCC)와 대형 시중은행들에게 자기자본의무 적립의무를 일정기간 완화해주는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조정 정책들이 거론되고 있다. 인플레를 각오하고 양적완화(QE)의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있다.
제롬 파월의 연준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