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는 쿠팡을 상징하는 대형 로켓 그림과 ‘상거래의 미래’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걸렸다고 한다. 미국의 성조기와 함께 ‘태극기’도 펄럭이고 있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에게 맞춰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중퇴자 김범석 의장이 세운 스타트업”이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미국 언론도, 김 의장 본인도 쿠팡을 ‘한국 기업’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한국의 아마존”, “작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그랬다. 한국의 기업이 아니라면, 뉴욕 증시에서 태극기가 휘날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쿠팡은 ‘외국 기업’이다.
지난달,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과 관련,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부 언론의 보도도 쿠팡은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자본이 100% 투자했고, 본사인 쿠팡LLC도 미국 델라웨어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인정하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미국 기업”으로 치부하는 셈이다.
김 의장이 “이번에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한국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 혁신을 계속, 한국 지역경제에 투자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는데도 그랬다. 그 바람에 우리 국민은 헷갈리고 있다.
김 의장은 지분율이 10.2%에 불과하지만 의결권은 76.7%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차등의결권’ 덕분이다.
그 ‘차등의결권’ 때문에 쿠팡을 ‘남의 나라 기업’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좀 지나친 듯 보이고 있다. 제도를 고치면 될 일 아닌가 싶어지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