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부 갈등이 표출되면서 심각한 곤혹을 치렀다. 양사 창업주가 직접 직원들과 마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씨를 완전히 끄지는 못했다.
여러 요인에 따른 노사-노노 갈등은 네이버 카카오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들 기업이 그간 내세워왔던 경영시스템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에 시선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0년대 후반 벤처 신화 이후 2000년 초반 IT산업의 태동을 같이한 네이버와 카카오. 신세대를 비롯해 X세대, Z세대의 ‘젊음’을 무기로 국내 산업의 든든한 한 축으로 부상한 이들 기업은 ‘젊은 층’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조직문화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1등 회사’였다. ‘소통’과 ‘유연성’을 내세운 직급파괴와 수평적 조직 형태는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에 익숙한 기업들과 직장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카카오의 직원들은 여민수‧조수용 대표와 김범수 의장을 각각 ‘메이슨’과 ‘션’, ‘브라이언’으로 부르는 등 일반적 시각에선 파격적이었다. 단순한 조직 형태 변화뿐 아니라 ‘안착’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동력은, 이들 기업만이 갖는 ‘소통’이란 영양소가 조직과 개인의 ‘성장판’ 강화 촉매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토피아적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지만, 주요 대기업들도 유연한 조직문화를 이식하며 흐름은 대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일련의 사태에서 드러난 내부 ‘소통’ 강조점은 희미해져 보인다. 이번 내부갈등이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산업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주요 대기업과 경쟁이 가능한 규모로 커지면서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내부 갈등이 사내 ‘공론의 장’을 넘어 ‘사회 이슈’로 확산한 것은 결국 그간 켜켜이 쌓인 ‘내부 불통’과 ‘유연성 결여’가 가져온 결과로 해석된다.
소통이란 단순한 의견수렴이 아닌 ‘비판’과 ‘지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비상등’이 켜진 현재의 소통 시스템 정비가 필요한 시점으로, 이를 계기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변화’가 국내 기업 조직문화에 다시 ‘긍정의 바람’을 일으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