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모래 태풍이 몽골 남서부 지역에서 중국 영토로 들어온 것”이라며 “한국 언론은 기사 제목에 ‘중국’을 언급하고, 베이징 사진을 첨부했다”고 비난했다.
그렇지만, 황사가 ‘점프’라도 하듯 중국을 ‘건너뛰고’ 우리나라로 향했을 수는 없다. 중국을 ‘통과해서’ 우리나라까지 왔을 게 분명했다.
지난 2017년의 경우, 수도인 베이징의 대기 상황이 ‘양회(兩會)’가 끝나자마자 악화되고 있었다. ‘양회 기간’ 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베이징과 주변 허베이 등 수도권 일대의 오염 배출 공장이 다시 가동되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베이징 시민들이 “맑은 공기가 중국에서는 ‘사치품’에 불과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의 대기오염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소식은 없었다. 그랬는데 ‘면피’다.
오래 전, 삼성경제연구소가 황사의 피해를 추산한 적 있다. 2002년의 경우 황사 때문에 입는 피해가 연간 5조5000억 원에 달했다고 했다.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0.8%에 해당되는 것으로, 우리 국민 1인당 11만7000원씩의 피해를 입은 셈이라고 했었다.
따라서 황사는 단순한 ‘모래 바람’일 수 없다. 유해물질이 섞이는 ‘나쁜 바람’인 것이다. 그 바람을 오래 맞으면 건강한 사람도 앓을 수 있다고 했다.
황사가 우리에게 ‘좋은 모래 바람’인 적도 있었다. 바람에 섞여 날아오는 황토가 ‘기름진 흙’이었기 때문이다. 그 기름진 황토가 우리 논밭을 빨갛게 덮으면 그대로 비료가 되었다. 덕분에 오곡이 잘 여물었던 것이다. 그래서 황사가 자주 닥치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랬던 황사가 ‘오염 바람’이 되고 있다. 중국은 남의 나라 비판하기에 앞서 오염물질 좀 잡겠다고 밝혔어야 좋았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