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서민들은 돈을 잘게 쪼개서 쓰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은행 이자를 내고, 세금을 내기 위해 돈을 쪼개고 있다. 아이들 학비로 얼마를 떼고, 치솟는 전셋값 대비하려고 또 떼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 떼어 놓고, 나머지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어디에서 세일을 한다는 말이 들리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고 있다. 그 때문에 가끔 바빠지고 있다. 그런 ‘서민 아내’는 적지 않은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경기도 시흥 일대의 임야를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었다. 땅을 처분한 돈을 기부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아내는 경기도 용인의 임야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사들였다고 했다. 송 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간호학과 교수였던 아내가 의료사고로 실직해 사정이 딱하게 된 제자를 돕고자 돈을 주는 셈 치고 그 땅을 샀다”고 해명하고 있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의 ‘전’ 보좌관 아내는 국토교통부가 대규모 택지계획지구 대상을 발표하기 한 달 전에 땅을 사들였다고 했다. 3억 원을 대출받았다고도 했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경우도 ‘배우자’가 지인의 권유로 ‘주말농장용’으로 사들였다고 했다.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으로 임명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처분했다는 보도다.
아내가 부동산을 산 사례는 2년 전에도 있었다. 김의겸 청와대 전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건물 매입과 관련,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해명했었다.
‘공동명의’ 또는 ‘모친’이 땅을 샀다는 해명도 잇따르고 있다.
전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A씨는 ‘아내와 본인 명의 등’으로 세종시 땅을 샀다고 했다. “마당에서 기르던 개를 키울 부지를 찾던 중 부동산업자의 권유로 토지를 샀다”는 해명이었다.
경기도 포천시청 공무원도 대출을 받아 ‘아내와 공동명의’로 땅 2천600여㎡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사들이고 있었다. 도시철도 연장 노선의 역사 예정지 인근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경기도 화성의 임야를 자신의 퇴직금과 ‘배우자’의 자금 일부를 합쳐서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여성 최고위원이니까 ‘배우자’는 남편일 것이다. 공직에 몸을 담기로 결정하면서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한 땅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어머니가 광명·시흥 신도시 인근의 땅 66㎡를 ‘지분 쪼개기’ 형태로 사들였다고 했다. “최근 LH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어머니께서 인근에 임야를 소유하고 계신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었다.
이랬다. 하지만 ‘서민의 아내’에게는 ‘남의 얘기’일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