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말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환자가 1초에 한 명씩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하루 신규 환자가 8만6500명이나 쏟아져 나왔다고 자체 집계하면서 “매 초마다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이 같은 속도로 환자가 1년 내내 발생한다면 86400☓365=3153만6000명이다. 미국 인구의 10%가량이 1년 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뉴욕타임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의 환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다. 25일(현지시간) 현재 감염자가 3070만4292명으로 집계되었다는 소식이다.
감염자가 작년 초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시차’는 있지만 3000만 명을 넘은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인구 3억2820만 명 중 9.15%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야말로 ‘초침의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백신 접종이 활발한 가운데 3000만 명 돌파였다. 미국은 백신접종 횟수가 1억 회를 조기 달성할 정도로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규제를 완화하면서 일부 주에서 환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 미국이 오히려 ‘남의 나라’ 걱정을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코로나19 방역에는 성공적이었지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장기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현재까지 각각 100명당 38도스, 100명당 13도스 꼴로 백신을 접종한 반면, 중국은 100명당 6도스에 그쳤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의 경우는 100명당 2도스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WSJ은 특히 우리나라를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 앞으로 경제적 곤경에 처할 수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더욱 서두를 일인데 ‘대통령 주사기 바꿔치기’ 주장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