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소기업 사장을 코칭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하기 힘들어요. 과거와 같은 애사심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2년만 근무하면 정부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근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이걸 어떻게 고치면 좋겠냐는 이슈를 제기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한마디로 자기중심으로 해결책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실 상대가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해결책은 해결책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찾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렇게 하려면 상대의 입장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런 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모순처럼 생각되더라도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입사 면접에서 2년 동안만 근무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그다음은 선택이라고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 후 2년 동안 근무할 사람에게는 인턴사원이 할 수 있는 일만 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좀 더 고차원의 일을 시키면서 관리자로 성장하는 것을 도우면 될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어떤 회사는 입사 후 신입사원 교육 중 퇴사하면 3개월 치 급여를 주는 회사도 있다. 이런 제도를 도입하니까 초기에는 3개월 치 급여를 받고 퇴사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 인사 담당은 이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했다. 왜냐하면, 신입 교육 중 나가는 사람에게 3개월 치 급여를 주는 것이 3년 동안 일만 배우다 나가는 사람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긍되지 않는가.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하니까 퇴사율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연수 기간에 퇴사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한 제안이나 선택은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3살 아이에게도 나타난다. 세 살만 돼도 양말을 자신이 선택해서 신으려고 하고, 옷도 자신이 선택한 옷을 입으려고 한다. 양말을 신겨주면 벗은 후 자신이 다시 신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스스로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정말 큰 고통이 찾아와 뼈에 사무칠 때가 돼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그 조직 전체가 어렵게 되기도 하고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기업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조직에서 일어난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의 성공 원인이나 패배 원인도 결국 얼마나 정확하게 현실을 인정한 가운데 해결책을 제시했느냐가 좌우할 것이다.
리더는 어떤 경우든, 있는 현실 그대로를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바꾸는 일은 신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