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며칠 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반면 중국은 무려 1759개에 달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328개 품목이 늘어난 것이다. 증가율로는 22.9%나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9년 한 해 동안 새로 1등에 오른 품목이 16개, 1등에서 밀려난 품목이 9개라고 했다. 그 밀려난 9개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20개 중점 과학기술 분야의 ‘2020년 기술 수준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의 기술력을 100%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80.1%, 중국은 80%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2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76.9%에서 80.1%로 미국과의 격차를 3.2%포인트 좁힐 때, 중국은 76%에서 80%로 4%포인트 축소하고 있었다.
여러 분야에서 우리가 중국에 뒤지고 있었다. 우주·항공·해양 분야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6.4%인데 비해 중국은 81.6%나 되었다. 국방기술도 우리는 75%, 중국은 81.7%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자료를 분석하고 있었다.
지난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14개였다. 전년보다 2개가 줄었다.
반면 중국은 5개가 늘어난 124개였다. 일본은 1개 늘어난 53개라고 했다. 미국은 121개로 숫자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124개인 중국은 미국의 121개를 제치고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중국은 2004년 15개로 우리나라를 추월했고, 2012년에는 73개로 일본을 넘어섰는데 작년에는 미국마저 제친 것이다.
중국은 그러고도 더 나아갈 기세다. “앞으로 10년 동안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매진할 것”이라며 8대 산업, 7대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 굴기’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잡힌 게 이렇게 많은데, 앞으로 10년 동안 칼을 더 갈면 우리는 서 있을 자리를 잃을 판이다.
LG전자가 이번에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고급 기종 시장에서 미국의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뒤처진 상황에서 중국 업체 등에 밀린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일본 가전업체들을 궁지로 몰았던 한국 기업들도 중국 기업의 추격 때문에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