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통화량은 3274조4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에 41조8000억 원이나 늘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라고 했다.
이 과다한 돈이 몰려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올려놓고 있다. 집값은 벌써 한참 올랐고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 코스닥지수는 1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있다.
일부 직종에서는 ‘월급’도 오르고 있다. ‘개발자 유치전쟁’이 일면서 ‘네카라쿠배당토’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다. 또,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 ‘직방’이 포함되면서 신조어는 ‘네카라쿠배당토직’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원자재가격이 올라도 납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이들 기업의 75.6%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높아진 원자재가격을 납품가격이나 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중소기업이 45.3%, ‘일부 반영’ 45.7%로 나타났다. ‘전액 반영’이라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이유는 뻔했다. ‘가격경쟁력 저하’ 47.8%, ‘거래처와의 관계’ 28.7%, ‘장기계약에 따른 단가 변경 어려움’ 21.3% 등 때문이라고 했다. 가격을 좀 올리고 싶어도 중소기업은 쉽지 않은 것이다.
최근 경기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경기 회복에서도 ‘예외’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업이익률에 ‘마이너스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매출이 늘어나기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가뜩이나 낮은 직원들의 ‘월급’도 올려줄 재간이 없다.
통계청의 ‘2019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세전 소득은 515만 원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245만 원으로 나타났다. 47.5%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들 올리는 ‘월급’을 올려주지 못할 경우 인재의 유치는커녕, 얼마 되지 않는 인재마저 유출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유능한 인력이 모자라면 기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네카라쿠배당토’가 중소기업을 한숨 나오도록 만들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