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람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로서는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우리에게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벌써 미국 텍사스에 1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9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젝트 실리콘 실버’라고 했다.
‘배터리 일자리’도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소송’까지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23억 달러( 2조6000억 원)를 투자,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이다.
SK이노베이션도 2025년까지 24억 달러( 2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삼성SDI도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장을 2022년쯤 착공, 2025년 7월쯤 완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일자리는 거기에 정비례해서 빠져나갈 것이다.
‘자동차 일자리’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생산의 미국 현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신형 2022 투싼 4대를 처음 생산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소나타, 엘란트라, 싼타페에 이어 4번째로 미국 공장 라인업에 추가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장 증설도 완료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들은 해외로 나갈 생각들을 하고 있다. 전경련과 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2월 2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3%가 고용을 줄이고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37.3%는 국내 고용 축소, 27.2%는 국내 투자 축소, 21.8%는 국내 사업장의 해외 이전이라고 응답하고 있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 등 강화된 규제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줄줄이 미국 일자리를 늘리는데 기여할 경우, 국내에는 가뜩이나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는 ‘노인 일자리’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주도권’으로 일자리까지 늘리는 기발한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듯싶은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