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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가상화폐 규제 전세계 확산, 비트코인 4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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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가상화폐 규제 전세계 확산, 비트코인 4가지 시나리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 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 뉴시스
가상화폐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비트 코인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규제 공포 속에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도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을 흔든 규제는 인도에서 부터 시작됐다. 인도 정부는 가상화폐를 소유만 해도 벌금을 매기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의 골자는 가상화폐 소지자들에게 최대 6개월간 현금화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주고 그 다음에는 처분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는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주 말 인도의 가상화폐 금지법안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상화폐 시세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터키가 규제의 칼날을 드러냈다. 터키는 지난 주말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특별 성명을 내고 “익명으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복구 불가능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현재 결제에 사용되는 수단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터키는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거래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다. 터기의 법정통화인 리라화는 정부의 과도한 통화증발로 그 가치가 급락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가치가 곤두박질하자 터키 국민들은 리라화를 던지고 대신 가상화폐를 집중적으로 사모았다. 이를 보다못한 에드로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금지라는 초 강수를 던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재무부의 대대적인 돈세탁 단속 소식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가상화폐와 관련한 자금세탁 활동을 단속할 것이라는 소식이 주말 부터 뉴욕증시에 파다하게 퍼졌다. 재무부의 돈세탁에 관한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널리 퍼졌다. 미국 재무부 돈 세탁 트윗을 올린 계정은 팔로워만 15만 명 이상을 보유한 매우 유명한 인플루언서였다. 트위터 아이디 ‘Fxhedgers’로 불리는 이 인플루언서는 ‘미국 재무부가 가상화폐를 이용해서 자금 세탁하는 일부 금융 기관을 조사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직후 블룸버그 뉴스는 " 온라인 보도에서 가상화폐 급락이 미 재무부가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세탁을 단속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관련됐다는 추측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 인플루언서는 평소에도 주식과 가상 화폐와 관련한 소식을 전해왔다. 평소 공신력이 높은 뉴스를 알려왔던 만큼 미국 재무부의 돈세탁 조사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최고치 대비 무려 19.5%나 떨어지는 대폭락을 보이기도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리플 수 많은 알트코인 들이 크게 흔들렸다.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가 특별관리를 하는 닷지코인을 빼고 암호화폐거 모두 흔들리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돈세탁 조사에 대해 이 시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이같은 의도된 침묵은 가상화폐 시장에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뉴욕타임즈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딜북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를 위한 매커니즘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옐런은 또 “가상화폐는 불법적 금융행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갈파했다. 미국 재무부가 가상화폐의 돈세탁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는 트윗의 예고와 일치하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으로 결제 수단의 지위에 아직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경제클럽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가진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활발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단속 소식도 더해졌다. 국무조정실은 19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경찰 등과 협력해 6월까지 가상화폐 불법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밝혔다. 투자자가 국내보다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를 오가며 차액을 남기는 등의 행위가 단속 대상이다.

이 처럼 인도 터키 미국 그리고 한국을 넘나들면서 가상화폐 규제 소식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 요동치게 된 것이다. 코인베이스 상장 과정에서 비트코인 등의 시세가 너무 올랐던 것도 부담이 됐다. 가상화폐 가격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나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급등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처음으로 제도권 시장에 편입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모든 금융상품이 그러하듯이 갑자기 급등하면 차익을 먹고 빠져 나가려는 이른바 이식매물이 나타나게 마련이다.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Buy the rumor, Sell the event)" 는 말이 있다. 호재가 생겼다는 뉴스가 나오기 이전에 가격이 급등하지만 그 호재가 확정되고 나면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여기에다 규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세하면서 가상 화폐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