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전문가인 와튼스쿨 마우스 기옌 교수는 저서 '2030 축의 전환'에서 "코로나19 변화는 시작일 뿐 다가오는 2030년에는 더 심오하고 거대한 질적 전환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앞으로 머지않은 10년 후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나 단 과거와 현재의 사회 변화 트렌드를 통한 통찰력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현재의 많은 국민적 시각을 보면 '공정과 정의'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기도 하고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통합화'를 말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여기에 더하여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추가하고 싶다.
창의적 인재의 전성시대,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한 수많은 업적은 한결 같이 애민정신에서 시작된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감성적 상상력과 풍부한 지식,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인재의 등용문인 집현전을 열어 각종 제도를 효율적으로 바꾸고 조선 최초의 달력, 측우기, 혼천의 등 백성들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발명품과 우리 음악을 정리한 종묘제례악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농업, 인쇄술, 음악,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융성하게 이루며 선정을 펼쳤다.
이러한 세종시대에는 눈에 띄게 창의적 인재가 많았다. 과학은 이천과 장영실, 학문은 집현전 학자들, 음악은 박연, 관료는 황희, 국방은 최윤식과 김종서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인재들의 전성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당대에 유독 창의적 인재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바로 리더의 창조적 사고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스스로 창조하지 않더라도 창조적 사고 습관을 가진 리더가 주변 사람들이나 조직 구성원들에게 창의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왕이기 이전에 소통과 공감을 중요시한 리더였다. 그가 가진 창의적 인재의 자질과 다방면에 걸친 융합능력은 백성을 이해하는 애민정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세종대왕은 하루 일과도 남달랐다. 매일 오전 윤대와 독대를 통해 전문가들과 토론하며 반대 의견은 수렴하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했고 오후 경연자리에는 연륜 있는 관료와 젊은 학자가 동석하여 임금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저녁 구언을 통해 백성의 목소리까지 들으며 새로운 문제를 발견해 내고자 했다. 이렇게 묻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얻게 된 한글 창제의 참신한 창의적 발상은 글을 모르는 백성들의 무지함을 탓하기보다 우리글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문제로 인식하여 한글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사실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세종대왕의 백성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된 위대하고 소중한 유산이 바로 '한글'이다.
오늘날 사회의 극단적 양극화, 국민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 집단,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 공익을 빙자한 사익 추구, 공정의 가치 훼손, 내로남불 등으로 표현되는 오늘날의 사회구조적 갈등 상황 속에서 세종대왕이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지혜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리더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 애민정신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답할 것이다.
세종의 애민정신은 정치인과 공직자뿐만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익적 목적을 수행하고 있는 위치에 있는 리더들이라면 반드시 새겨 보아야할 시대정신이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겨 눈앞에 코로나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고자 하는 마음이다.
김덕현 연천통일미래포럼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