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침에 끝난 뉴욕증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비둘기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했음에도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4.55포인트(0.48%) 하락한 33,820.38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4포인트(0.08%) 떨어진 4,183.18로 기술주의 나스닥지수는 39.19포인트(0.28%) 하락한 14,051.03으로 마쳤다.
얼핏보면 기존의 비둘기적 통화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행간을 읽어보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연준이 그 전에는 대유행을 언급하면서 경제에 '상당한 위험'(considerable risks)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위험'이라고 표현을 누그러 뜨렸다. "예방접종 진전과 강력한 정책지원 속에서 경제활동 및 고용 지표가 강화됐다"는 언급과 "대유행으로 가장 악영향을 받는 분야는 여전히 약세이지만 개선세를 보인다"고 밝힌 대목도 종전 보다 경제상황에 대한 낙관론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FOMC는 또 이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2%를 밑돌고 있다"고 한 표현을 "인플레이션은 올랐으며 주로 일시적 요인을 반영하고 있다"로 수정했다. 이 또한 미묘한 변화이다.
바이든의 증세도 뉴욕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 합동 연설에서 1조8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세금감면 정책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은 보육과 교육에 대한 지원책으로 1조 달러는 신규 투자로, 8천억 달러는 10년간 세금공제 혜택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39.6%로 상향하고, 부유층에 대한 최고 소득세율을 39.6%로 인상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0.28포인트(1.59%) 하락한 17.28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가족 계획'은 10여년간 교육과 보육에 1조 달러를 지출하고 중·저소득층 가구에 8천억 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등 모두 1조8천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50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4세 아동 유치원 무상교육, 커뮤니티 칼리지 2년간 무상 교육, 보육료 지원, 유급 육아휴직 확대, 건강보험료 인하, 아동 세액공제 확대 방안이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원 조달을 위해 15년간 2조 달러를 목표로 소득세와 자본이득세인상, 세원 발굴 확대 등 '부자 증세' 추진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소득 상위 1%가 적용받는 연방소득세 최고 과세구간 세율을 37%에서 39.6%로 올리는 방안이 마련됐다. 자본이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