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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주가 오르면 ‘대통령 치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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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주가 오르면 ‘대통령 치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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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뉴욕 증시의 주가가 ‘엄청’ 올랐다는 보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8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12%나 올랐다는 것이다. 이는 대공황 직후 주가가 폭등세를 보였던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취임 초기를 제외하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100일 동안 S&P 500 지수가 5.32%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8위였다고 했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린 치적’ 자랑은 아마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등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식시장은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재계에는 엄청난 낙관주의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점이며, 일자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을 이끈 자신의 ‘공로’가 언론에 부각되지 않았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정말 잘하고 있는데도 주식시장에 대한 어떤 뉴스도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2019년에는 다우존스지수가 크게 상승하자 트위터를 통해 “주식시장이 미국 역사상 가장 좋은 달 가운데 하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직접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는 자화자찬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자랑했던 주가 상승률이 ‘정적’인 바이든에게 밀리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어땠나.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증권시장에서 주가지수가 오르는 것을 ‘참여정부의 치적’이라고 자랑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나 했다.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라”고 강조했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기업들의 주가는 어째서 오르고 있나”며 반문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 스스로 펀드에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자신이 고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런 적 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교민 간담회에서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고 한 것이다.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 후보자 시절에는 “주가지수가 3000포인트에 오르고, 임기 5년 내에 제대로 되면 5000포인트까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 주가지수를 언급했다.

“임기 5년 안에 우리 주가지수도 3000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야 3000포인트를 넘었다. 박 대통령은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말 ‘화상 국무회의’에서 주식 이야기를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주식시장도 우리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주가 상승률이 G20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이며,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라는 것을 객관적 지표로 확인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주가 상승을 자신의 ‘치적’처럼 내세웠다는 보도는 ‘별로’다. ‘연율’로 환산한 1분기 경제성장률이 6.4%나 되었다는 게 치적을 대신 보여주고 있다. 성장률이 치솟는데 주식값이 제자리일 수는 없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