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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H 혁신' 진정성과 실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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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H 혁신' 진정성과 실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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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수 산업2부 차장
직원들의 신도시 부지 투기 의혹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달 23일 김현준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아들였다.

국세청장 출신의 김 사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LH 사장은 그동안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나 여당 성향의 정치인, 정부 부동산정책에 깊이 관여해 온 학자 등이 주류를 이뤘다.
따라서, 국세청 출신의 김 사장을 두고 주택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행정고시 35기(1991년)에 합격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잠깐 근무한 경력 외에는 관료 생활 대부분을 국세청과 함께 한 탓이다. 주택 분야에 경력이 없어 정부 부동산정책을 실행하는 LH의 기능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을지에 회의적 눈길을 보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LH의 투기 의혹 위기를 추스르기엔 국세청 배경을 가진 김현준 사장이 적임자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김 사장은 국세청에서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다루는 조사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더욱이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 3개월간 국세청장을 맡아 부동산 투기 근절과 국세행정 개혁에서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H는 서민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사명감을 지닌 공기업이다. 공익 가치를 최고의 기준으로 삼아 정책을 내고 운영해야 하기에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일탈'은 국민들의 정부 부동산정책 신뢰도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게 만들었다.

LH 투기 의혹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새로 지휘봉을 쥔 김현준 사장이 LH 비위 사태를 바로 잡으려면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는 모습이 되어선 안 된다. 새 물을 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 사장은 취임식을 ‘대국민 사과’로 시작했다.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인 김 사장은 “깊은 반성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하겠다”고 약속했다.

LH의 환골탈태는 조만간 나올 정부 차원의 혁신방안에 좌우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방안보다 먼저 우선돼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김현준 신임사장을 포함한 LH 구성원들의 '자기 혁신' 진정성과 실천이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