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약칭이다. 전경련은 최근 MSCI에 한국을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승격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글로벌 증시 지수 산출 기관인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FTSE 등으로부터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럼에도 MSCI는 아직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로 인한 한국증시의 불편과 손해가 만만치 않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코리아 카운트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도 MSCI가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MSCI는 한국증시를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말이 좋아 신흥국이지 MSCI가 말하는 신흥국이란 사실 후진국이다. 우리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일이다. 전경련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나섰다. 경제 단체로서 매우 시의적적하고 유익한 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MSCI가 한국을 신흥국으로 뷴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화의 역외외환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전경련은 원화가 이미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이기 때문에 투자 자금을 환전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달러 거래액은 전 세계 10위이다. 기축통화 간 거래를 제외하면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 스위스프랑, 홍콩달러에 이어 5위에 올라있다.
세계 10위권 경제국이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상회하는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이다. MSCI 지수가 투자 벤치마킹 지수로서 다른 지수보다 영향력이 큰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될 때 신흥시장은 선진시장보다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금융위기인 2008∼2010년 MSCI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지수 변동성을 비교한 결과 선진시장 변동성이 신흥시장보다 6.4%∼16.5% 낮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MSCI 추정 자금 규모를 3조5천억~12조 달러로 볼 때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시장으로 승격하면 159억~547억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한화로 환산하면 17조8천억원∼61조1천억원에 달한다. 회귀모형을 통해 MSCI 선진시장 승격 시 주가지수와 변동성을 평가한 결과 주가는 지난달 평균 3천165포인트보다 8.0%∼27.5% 증가한 3천418~4천35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주가 변동성은 4.2%에서 14.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MSCI의 선진국 지수 편입은 우리 경제의 국제화와 선진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민간 경제단체인 전경련이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데 국정을 책임져야할 금융당국의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