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의 ‘4% 이상 성장’의 후속조치를 지시하면서 ‘일자리’를 강조했다. “방역 안정을 감안한 내수 진작대책과 ‘일자리 회복대책’, 민생안정 대책 등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되도록 6월 초까지 내부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에 내놓았던 전망치 3.1%보다 0.7% 상향, 3.8%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문 대통령의 ‘4% 이상’보다는 조금 낮았다.
KDI는 이같이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19만 명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작년 취업자는 21만8000명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19만 명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경제가 4% 가까이 성장해도 취업자 수는 재작년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작년 취업자 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도 제대로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로 전망하면서 취업자가 8만 명밖에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상반기 ‘마이너스’ 9만 명, 하반기 26만 명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망도 다르지 않았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종전의 2.5%보다 1.5%포인트 높은 4%로 내다봤다. 하지만 취업자 수는 11만 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마이너스 8만 명’, 하반기 30만 명이라고 했다. KDI보다 훨씬 어둡게 전망한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은 KDI와 같은 수준이었다. 올해 성장률을 당초의 2.9%에서 4.1%로 1.2%포인트 상향하면서, 취업자 증가폭을 19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KDI 전망처럼 재작년 수준에는 ‘미달’이다.
한국은행은 ‘고용상태 간 노동이동 분석을 통한 실업률 분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고용 사정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던 것은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 탓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고용이 악화된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가 작년 실업률 4%에 미친 영향은 0.1%포인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고용 창출 능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는 ‘구조적인 문제’에 매달려야 좋았다. 그런데 늘린 것은 ‘단기 일자리’ 위주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