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인 작년 5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방탄소년단(BTS), 기생충에 이어 한국 야구”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 ‘프로야구’를 집중 조명하고 있었다.
신문은 여기에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를 보태고 있었다. “이제 또 다른 한국 문화 수출품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청중을 찾을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었다”며 “KBO리그는 시즌 개막이 5주간 연기된 끝에 지난 5일 개막했고,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야구 리그가 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게임’은 1년 만에 뒤집혔다. 우리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수용인원 100%의 관중을 받았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관중의 ‘노 마스크’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한 것이다. “2021 시즌 동안 홈경기에서 관중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발표였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관중 제한’이다. 우리나라의 KBO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수도권은 10%, 1.5단계인 비수도권은 30%까지 관중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중 제한이 언제 풀릴지도 감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가 그랬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예방접종이 이루어질 경우, 인구의 75%가 접종을 마치는 데 ‘2.6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자료다.
그 소요기간이 미국과 영국은 ‘불과 3개월’이었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은 4개월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장장’ 2.6년이었다.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은 무색해지고 있다.
전경련이 모노리서치에 의뢰, 성인남녀 8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도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0.8%가 집단면역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었다. 2023년 이후로 전망하는 응답자도 29.3%나 되었다.
정부 목표인 올해 11월이라는 응답은 9.9%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 감염국가’였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실내외 모두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권장하고 나섰다. 대중교통이나 교도소 같은 특정 환경에서만 예외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노 마스크’ 선언이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4일에는 ‘코로나 독립’을 선언할 예정이라는 보도다.
반면, 우리는 ‘백신 가뭄’, ‘백신 보릿고개’다. ‘백신 거지’라는 자조적인 말도 생기고 있다. “다른 나라 백신에 의존한다”는 외국 언론의 비아냥거림까지 듣고 있다.
프로야구는 ‘역전패’ 당해도 별것 아닐 수 있다. 져도 그만이다. 다음 경기에서 반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제는 다르다. 경제는 회복이 늦어지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