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을 얻는 서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로, 증가율이 10%를 넘은 것도 4년 만이라고 했다.
카드론뿐 아니다. 서민들은 예금과 적금도 해약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시중은행에서 중도 해지된 정기 예·적금 통장은 843만1537개로 전년보다 105만643개, 14.2%나 늘었다고 했다. 해약한 통장이 100만 개 넘게 늘어난 것이다.
보험 해약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산 상위 10개 생명보험회사의 해지금액은 39조5080억 원으로 전년의 38조3085억 원보다 1조1995억 원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량은 사상 최대다. 지난 3월 광의의 통화량(M2)은 3313조1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가 늘었다고 했다. 2009년 3월의 11.1% 이후 12년 만의 최고 증가율이다. 통화량은 작년 4월 30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매달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이렇게 돈이 엄청나게 풀렸는데도 서민들은 돈이 없다. 풀린 돈이 경제의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 바람에 서민들은 은행대출보다 이자가 높은 카드빚을 얻고 있다.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면 손해가 날 수 있는데도 통장을 깨고 있다. 생활비도 빠듯한데 매달 납입해야 하는 불입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잔뜩 치솟은 집값 때문에 이른바 ‘영끌’ 대출이 늘어나고, 주식을 해서 만회해보려는 ‘빚투’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생계형 대출’이라는 지적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영업자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코로나19로 장사가 되지 않는 바람에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출구’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당연히 기준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의 금리도 줄줄이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가장 큰 타격은 누구보다도 서민이 될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