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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자리 아닌 재난지원금으로 분배 개선했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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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자리 아닌 재난지원금으로 분배 개선했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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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정부가 또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분배구조가 개선되었다는 자찬이다.
통계청이 20일 내놓은 ‘2021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1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9%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71만4000원으로 2.8% 줄어들었다고 했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이 10% 가까이 늘어난 반면, 5분위 가구의 소득은 3%쯤 줄었으니 빈부격차가 그만큼 축소되었고, 분배구조는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1분위’ 가구가 일을 많이 해서 소득을 늘린 게 아니었다. ‘근로소득’은 17만1000원으로 오히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1.2%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다시 줄어들었다고 했다.

근로소득이 줄었는데도 분배구조가 개선된 것은 재난지원금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정부도 “포용정책 강화의 토대 위에 코로나19 피해 지원이 더해진 데 기인했다”며 “방역 위기에 시장소득 감소 등 민생의 어려움을 재정을 통해 보완했다”고 밝혔다는 보도다.

문제는 앞으로다. 저소득층에게 1년 내내 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재정 형편을 고려하면 그렇다.

재정 형편을 무시한다고 해도 다를 수 없다. 오늘내일의 일은 아니겠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경우에는 재난지원금 지급 명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근로소득이 없는 저소득층은 수입이 악화되고 빈부격차도 따라서 벌어질 것이다. 물론, 다른 명분을 찾는다면 할 말은 없다.

결국 해결책은 ‘양질의 일자리’다. 일자리를 늘려야 소득도 증가할 수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정부가 난데없는 자화자찬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