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말 결산 상장기업의 배당금 가운데 40.6%를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지, 국내 법인 전체에 대한 배당금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법인에 대한 배당금은 36.6%인 12조7081억 원으로 외국인투자자보다 적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배당금만 7조5789억 원을 받았다고 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동학개미’들이 열심히 올려놓은 주식을 순매도해서 엄청난 ‘차익’을 챙겼는데, 배당금으로 또 ‘대박’이었다. 삼성전자 덕을 톡톡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배당금은 삼성전자 외에도 ▲신한금융지주 4819억 원 ▲KB금융지주 4638억 원 ▲SK하이닉스 4204억 원 ▲LG화학 3499억 원 ▲현대자동차 2953억 원 ▲KT&G 2668억 원 ▲하나금융지주 2619억 원 ▲SK텔레콤 2424억 원 ▲포스코 1952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증권시장이 완전 개방된 1992년 이후 20년 동안 배당금으로만 53조 원을 받고 있었다. 그 20년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주식은 52조 원어치였다. 그랬으니, 순매수한 원금 52조 원을 배당금으로 고스란히 회수한 셈이었다. 국내에서 번 돈만으로 ‘주식 장사’를 한 것이다.
그 20년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에서 ‘순매수’한 52조 원을 410조 원으로 불리고 있었다. 수익률은 786%로, 같은 기간 동안의 코스피 상승률 228%의 3.4배나 되었다는 분석이다.
그랬던 외국인투자자들이 10년가량이 더 흐르면서 국내 법인 전체보다도 많은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돌이켜보면, 외국인투자자들이 증시 완전 개방 초기에 들여온 자금은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증시의 상장주식 시가총액 70조 원과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그 ‘소규모 밑천’으로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엉뚱한 주식을 집중 매입했기 때문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소위 ‘저평가 종목’이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려놓고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뒤따라 사들이면 재빨리 처분하고 다른 종목에 손을 댔다. 이 ‘선진투자기법’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번번이 ‘상투’를 잡아야 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공매도’로 주가를 떨어뜨려놓고 또 거액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증권시장은 ‘외국인투자자의 놀이터’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