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가 1765조 원으로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 대책으로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차주 단위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 2023년 7월에는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별로 규제하던 것을 앞으로는 차주별로 적용, 대출총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계 빚이 늘어난 원인은 더 있다. 청년들이 폭등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면서 빚을 내서라도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벼락거지’를 면해보겠다는 이른바 ‘영끌 투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빚투’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고 있다.
실제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청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알바천국’이 대학생 17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2.9%가 가상화폐 열풍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6%는 실제로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40.4%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30대 49.8%, 20대 37.1%, 40대 34.5%, 50대 이상 16.9% 순이었다.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1분기 신규 가입자 가운데 32.7%가 20대, 30.8%가 30대라는 조사도 있었다. ‘초보 가상화폐 투자자’를 의미하는 ‘코린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코인 광풍’의 배경에는 ‘청년 일자리’ 부족도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제대로 공급되었더라면 코인 광풍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다. 일을 해서 ‘평균적인 수입’만큼은 벌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빌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도 ‘글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기업 50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0.3%, ‘미결정’이라는 기업이 33.9%로 나타났다. ‘계획 없음’이라는 응답도 25.8%나 되었다.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의 경우에도 37.4%가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소위 ‘노인 알바’를 늘려서 취업자 숫자를 채우는데 급급하고 있다. 실망한 청년들이 더욱 ‘영끌 투자’에 매달리도록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물가도 청년들의 불안감을 키워주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른 대책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끌 대출금’의 이자율이 높아지면 상환에 대한 초조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영혼까지 털리는 ‘영털’이 더욱 많아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런 청년들에 대한 대책으로 대출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DSR 등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