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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조선업, 호황이라고 무리한 설비 확장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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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조선업, 호황이라고 무리한 설비 확장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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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이미지. 사진=자체제공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대규모 수주 행보를 이어가며 선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기준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누계 수주액은 약 171억4000만 달러다. 상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3사의 올해 수주 목표액 317억 달러의 54%를 이미 달성했다.

엄청난 수주가 조선3사에 몰려 일각에서는 더 많은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야드 설비 확충과 대규모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조선 3사가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 7~8년 동안 어려웠던 이유로는 중국 조선사 수주능력이 개선돼 중국에 수주 물량을 빼앗긴 점도 있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무리하게 덩치 키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2010년 전북 군산에 조선소를 설립했다. 군산조선소는 2015년까지 매년 1조 원 규모의 매출을 일궈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들자 군산조선소는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2017년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호황에 사업을 확장했지만 결국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군산조선소 중단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것이다.

중견 조선사인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건설해 해외에 전진기지를 만들었지만 경영난을 겪었다.

STX조선해양도 중국 다롄조선소를 운영해 현지 낮은 인건비를 최대한 활용하려 했으나 수주가 예상보다 저조해 경영위기에 빠졌다. 결국 다롄조선소는 2013년 가동중단되고 매각도 실패해 공중분해됐다.

이 같은 조선사들의 과거 행보는 호황일 때에도 설비 확장, 인력 보강 등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보여준다.

규모 확장보다 내실을 단단히 하고 암모니아 선박, 수소 선박 등 미래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