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이 일제히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30대이자 최연소의 제1야당 대표로, 원내교섭단체 당대표로 오른 사실을 대서특필하면 매일 이슈거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헤쳐나갈 도전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기회들이 산적해 있는 이 대표에게 바라는 희망을 전하는 동시에 반대로 몇 가지 ‘지적질’을 하고자 합니다.
사실 제21대 국회의원 총 300명(비례 47명 포함) 가운데 30~39세 30세대 의원 수는 모두 8명으로, 전체 의원의 고작 2.6%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20세대 비례대표 의원(정의당, 더불어시민당 각 1명)이 2명이라 30세대는 온전하게 6명에 그칩니다.
직전 제20대 국회는 더 형편없습니다. 40세 미만 의원이 고작 3명(지역 1명, 비례 2명)입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총 인구 수는 5183만 8016명이며, 30세대(30~39세) 인구는 708만 584명으로 전체의 약 13.6% 차지합니다. 국민 100명 중 14명가량이 30세대라는 점에서 제20대 국회 1%, 제21대 국회 2.6% 비중은 너무 초라한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정치권이 ‘젊은 피’를 받아들이는데 폐쇄성과 배타성을 가진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젊은층을 바라보는 불신·불안감이라는 기성세대의 ‘편견 똬리’가 틀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30세대 당대표 등장에 따른 세대교체 바람이 ‘돌풍’이 아닌 ‘태풍’이 되려면 결국 이준석 대표의 소신과 역량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먹혀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 대표가 한 경제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발언에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어 개인 소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언론 인터뷰 기사 내용이 이 대표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는 전제 아래 이 대표는 경제 민주화가 되려면 (부와 사회 자원) 분배를 시장이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자본에 맡기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보이지 않는 손’ 초국적자본·토종거대자본에게 분배 정의의 저울을 맡기자는 것이 이 대표가 생각하는 경제 민주화라면 ‘너무 구시대적 소신가’이자 ‘기울어진 시장’ 옹호론자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넥플릭스의 인기 해외드라마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에 왜 전세계 시청자들이 열광했는지, 미국 여야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플랫폼 독점종식법안’을 발의한 행위에 이 대표의 소견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에서 또 한 가지 지적질은 공정경쟁 부분입니다.
이 대표는 경쟁의 출발선이 기울어지 않은 토대라면 그 결과물과 성과 모두 공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얼핏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공정경쟁이 가능할 수 있는 하드웨어(제도와 룰)의 언급에 한정되고, 공정경쟁에 진입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진입장벽과 토양)를 간과한 발언이라고 봅니다.
격투기 선수들이 UFC 무대에 올라 공정한 룰에 따라 승리를 꿈꾸는 것과 꿈의 UFC 무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입니다. ‘Winner Takes It All’ 법칙이 통용될 수 있으려면, 기울어진 무대를 바로잡는 것 이상으로 모든 선수들이 UFC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차별없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진정한 공정경쟁이 아닐까요.
모쪼록 이준석 대표가 ‘젊은 보수’ 아이콘을 벗어던지고 ‘보수 세대교체’ 주역으로 나서 보혁 양 진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원합니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