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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대체공휴일과 월급쟁이 ‘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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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대체공휴일과 월급쟁이 ‘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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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대체휴일제의 ‘과거사(?)’를 돌이켜보자.
대체휴일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이었던 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포함되고 있었다. 8년 전인 2013년이었다.

대체휴일제는 법정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이어지는 평일에 하루를 더 쉬도록 하는 제도라고 했다. 월급쟁이들에게는 반가운 제도가 아닐 수 없었다.
도입 취지는 ‘소비’였다. 당시 인수위원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국민의 84%가 평균 34만 원 가량을 더 쓰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대체휴일이 하루 늘어나면 민간소비가 3조5000억 원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재계는 반대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재계는 대체휴일제가 도입될 경우, 생산성 하락과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연간 32조 원 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최대 28조1000억 원의 생산 감소 효과와 근무교대제 사업장의 인건비 추가 부담 4조3000억 원 등 32조4000억 원이었다. 개별 기업과 업종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경제 전반에 걸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반대에 부딪치자, 당․정․청이 회의를 갖고 민간기업에도 적용되는 법률을 만드는 대신,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고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공공부문부터 대체휴일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설날과 추석 연휴에 대체휴일을 먼저 도입하고, 어린이날에도 적용할 것인지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도입된 ‘대체공휴일’을 정치권이 늘리려 하고 있다. “사라진 빨간 날을 돌려드리겠다”는 것이다.

‘경제 효과’는 지금 또 강조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전체 경제 효과는 4조2000억 원에 이르고 하루 소비 지출은 2조1000억 원, 3만6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고 한다”고 했다.

여론 조사 결과도 공개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5%가 대체공휴일 도입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적극 찬성 48.2%, 소극 찬성 24.3%였다. 반대 여론은 25.1%에 불과했다. ‘의견 유보’는 2.4%였다고 했다. 이렇게 찬성률이 압도적이니, 반대론자는 밀리게 생겼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박근혜 정부 때 ‘대체휴일’이 늘리지 못했던 소비를 ‘대체공휴일’이 정말로 늘릴 수 있을지 따져볼 필요다.

취업성공 플랫폼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2%가 ‘월급 순삭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삭’은 월급을 받자마자 통장 잔고가 ‘순식간에 삭제’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했다. 통장이 텅 비는 ‘텅장’이 되는 것이다.

돈이 없는데 소비를 할 재간은 없다. 소비를 하려면 빚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는 1765조 원으로 사상 최대다.

20년 전, 김대중 정부 때 밀어붙인 ‘주 5일 근무제’의 전례도 있다. 일주일에 5일만 일하고 나머지 2일은 ‘소비’를 해야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경기도 회복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국민은 소비를 하라는 2일 동안 되레 ‘방콕’이었다. 그 바람에 비명을 지른 것은 ‘빈 택시’였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