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규제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정부는 6차례에 걸쳐 300여 건의 신산업 규제를 개선했다”며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드론, ICT, 의료기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제기된 현장의 요구를 토대로 30여 건의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김 총리는 이에 앞서 중소․중견기업과의 간담회에서는 “해외보다 과도한 국내 규제가 있으면 과감하게 없애는 ‘규제 챌린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간이 해외 주요국보다 과도한 규제를 발굴, 개선을 제안하면 소관부처별 규제입증위원회, 국무조정실장 주재 협의회, 총리 주재 민관회의 등의 단계 검토를 거쳐 최대한 규제 개선을 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1차 과제 15개를 선정했다고 한다.
이같이 규제를 풀겠다는데도 경제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영자총협회가 50인 이상 32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규제혁신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100점 만점에 48.9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77.3%가 규제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규제개혁 ‘체감도’는 92.1로 작년의 93.8보다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도’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2018년에 가장 높았으나 이후 계속 낮아졌다고 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규제가 너무 쉽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손 회장은 “적지 않은 의원입법안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업들의 호소가 많다”며 “입법에 앞서 규제의 타당성과 파급효과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사전 점검 시스템 도입을 건의한다”고 했다.
정부와 경제계의 얘기는 이렇게 달랐다. 정부는 규제 개선, 철폐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계는 여전히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규제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무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늘어난 공무원이 ‘밥값’, ‘월급값’을 하겠다고 할 일을 찾다보면 결국은 규제가 되기 십상이다. 그 바람에 규제를 완화해도 한편으로는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규제 챌린지’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