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아이디어란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생각이다. 그래서 창의적 아이디어는 기존의 익숙한 생각들이 모두 소진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드러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드러나려면 기존의 생각들이 모두 빠져나갈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비난 받지 않고 존중받을 거라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말을 한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해선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게 필수적이다. 어떤 의견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건 말처럼 쉽지 않다. 시간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끝까지 참고 듣는 인내가 필요하다.
첫째, 직원들에 대한 믿음이다. 직원들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없으면서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건 직원들을 기만하는 것과 같다. 좋은 성과를 내는 리더들은 직원 자신이 스스로 믿는 것보다, 더 크게 직원의 잠재력을 믿고 탁월함을 끌어낸다.
둘째, 호기심과 열린 질문이다.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원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직원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묻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요?”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당신이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는 식으로 직원들의 생각을 자극해야 한다. 보통의 경우 직원들은 이런 질문을 받기 전에 스스로 나서서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
셋째, 어떤 말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요소다. 직원들이 하는 말마다 평가하고, 판단하고, 비난한다면, 직원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을 닫아버린다. 어떤 말이나,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딱딱하고 경직된 조직을 보면, 직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해서 선뜻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말이 비난받지 않겠는지, 수용되겠는지 스스로 사전 검열을 한다. 그리곤 입을 닫아 버린다.
넷째, 창의적 아이디어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항상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평소의 생각을 충분히 털어놓고 난 후에 직관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정해진 틀에 따라 일을 하는 과정에선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녹차를 우려낼 때 첫 물은 버린다고 한다. 첫 물을 버리고 난 후에야 비로소 차 본연의 깊은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도 이와 유사하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기다림의 시간과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조직엔 정말로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그냥 뛰어난 리더가 진두지휘하면서 이끌어 나가면 안 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그룹코칭에서 찾을 수 있다.
그룹코칭에선 특정한 주제에 대해,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 보태지고, 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보태지면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여러 아이디어가 충돌하면서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더 뛰어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함께 말할 때, 비로소 드러나는, 조개 속에 숨어 있는 진주와 같다.
김종명 국민대 겸임교수/국제공인 마스터코치(M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