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느 시대나 20대 청년층의 출현은 기존 질서와 다른 세대의 시작을 의미하고, 기존 세대 입장에서는 파격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광고 회사 제일기획이 작성한 트렌드 리포트에서 한국 90년대 X세대는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개성파였으며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했던 세대로 경제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었던 세대"라고 정의했다. 이런 세대가 한 세대라고 할 수 있는 기간(보통 한 세대를 30년이라 한다면)인 2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의 X세대는 풍요로운 경제 시기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여, IMF라는 경제 위기 속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으며, IMF 이후 경제 회복기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현재 조직의 중심 세력이 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X세대가 살아온 20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최초로 수능으로 입학한 세대이다. 그리고 바로 단기 사병 제도가 없어져서, 모든 남자가 26개월 현역(또는 상근 예비역)으로 복무하게 바뀐다. 1997년 IMF 국제 금융 요청이 시작되었다. 20대 초반에 IMF 시대를 겪은 사람들의 고통은 기존 어느 세대보다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주변에 사업을 하는 부모님이 대부분 폐업하였고, 많은 사람이 직장 생활을 타의로 그만두어야 하는 한국의 휴전 후 현대사 최고의 고통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이 시기에 대부분 취업이 안 되는 대학생 취업 시장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가 되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IMF는 빨리 끝났고, X세대에 취업의 길이 열렸다. 2000년대 초반은 이렇게 많은 X세대가 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조직 생활을 시작한다. 2000년대 초의 회사는 한국이 다시 새로운 부흥기로 성장하는 기대감으로 매우 바쁜 나날들이었다. 기존 베이비붐 세대처럼 매일 같이 밤을 새워서 일했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때로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새벽까지 야근도 하고, 일하다가 대중교통이 끊겨서 택시도 타고 가는 회사 생활이 일상화되었다. 주 5일제가 생겨나면서 주말 근무가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2000년대 초반은 토요일에 회사에 나가서 짜장면을 먹고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 당시 평일은 야근하거나, 회식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았고, 평일에 개인적인 약속을 잡거나 하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X세대는 IMF로 공백이 생긴 자리를 잘 메꾸어가면서,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그러면서 조직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나갔다. 2020년 그들은 중간관리자급 이상, 팀장으로서, 또는 임원으로서 조직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40대 중반 이후에 세대가 가지는 특징으로 먼저 정의하면, 현재의 X세대는 "그동안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조직 생활을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 과거의 성공에 많은 자존감과 만족감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세대에 대해 그들의 조직 내 이기주의와 조직에 집중이 부족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세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들의 정치, 경제, 문화적 경험 차원에서 정의하면 "정치적, 경제적 자유와 풍요에서 시작하였지만, 경제적 위기,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겪으면서 성숙함과 조직 내 생존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직 내에 성공을 추구하며, 동시에 젊은 감각으로 후배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세대"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X세대에게 현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제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중간 리더 Y, 신입사원 Z와 새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 이제 직급이 올라가서 어느 정도 회사 생활이 편해진 것 같았지만, 또다시 시작이다. 그래서 X는 Y와 Z도 이해해야 하고, 그들과 함께 성과를 내야 한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세대들과 함께,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어떤 소통을 해야 할지 궁금한 점이 많이 쌓이고 있다. 이제는 X가 주도적으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며, 기존과 다른 새로운 변화가 계속 요구되고 있다. 기존 가치를 거부한다는 90년대 정의된 X세대의 역량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원설 박사(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