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약 75%가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그동안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고 의료보장 혜택을 두텁게 하는 과정에서 손해율이 상승하고 보험료가 인상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이 판매됐다.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시키고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보장범위를 제한한 게 특징이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은 의료비가 100% 보장되는 기존 상품에 가입하고 이를 이용해 의료쇼핑을 해온 사람들이다. 문제는 4세대 실손보험은 이들을 갈아타게 할 만한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1세대 구실손보험,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 3세대 착한실손 등 기존 상품들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보장내용은 줄고 자기부담금은 커졌다.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 후 한 달간 판매량은 이전 3세대 상품 시기와 비교해 절반 미만 수준으로 위축됐다. 3세대 실손보험 판매 중단 직전인 6월과 비교하면 4세대 출시 첫 달 판매량은 30% 미만으로 줄었다. 일부 보험사는 4세대 실손 판매량이 3세대 6월 판매량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4세대까지 오면서도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항목의 과잉진료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국민 대부분이 실손보험에 가입한 상황에서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한 상품구조변경은 4세대를 넘어 5세대, 6세대까지 나오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