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가 태어난 95년 배경의 회사 생활을 보여주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최근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때 그 시절에는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했고, 여직원들이 커피를 탔으며, 상사의 심부름도 흔했다. 불과 2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이 바로 제가 태어났을 때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이다(어머! 이때 X께서는 대학에 입학하셨을 시기시군요ㅎㅎ).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원하는 인재로 변하기 위해 Z는 재빠르게 적응해야만 했다.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생 때부터 내신을 치열하게 관리했다.
트랜스포머처럼 여차여차 다시 적응을 하여 대학에 입학했다. 이제는 스펙을 관리해야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다. 경험을 쌓기 위해 경험을 해야만 하는 헬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 학점부터 팀 프로젝트, 동아리, 대외활동 모든 것이 스펙이기에 Z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바쁜 대학 생활을 했다(이제는 다 잘해야 한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를 경계하였고, 팀 프로젝트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하지 않으면 가감 없이 그들의 이름을 발표에서 빼기도 했다. 서운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Z세대는 이미 이런 것에 너무 익숙하고, 이를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하니까. 그 누구도 나의 파이를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일찍 깨달은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는 내가 가장 소중하다. 내 친구와 나는 잘하는 것이 다르다. 그렇다고 내 친구가 더 잘난 것은 아니다. 각자 다른 사람이고 그런 Z들이 만나 그룹을 형성하면 여러 색을 가진 다양한 집합이 되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서 내가 제일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다름을 알기에 배려할 줄 아는 것이 Z세대다. 하지만 왜 X, Y세대는 우리가 그러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억울하다. 왜 우리에게만 배려를 못 한다고 할까? 과연 본인들은 다른 세대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요? 알딱잘깔센의 선이 애매하다고? 내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Z가 정말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걸까?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모두가 다른데 그 다름을 넘어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생각을 말하되 그 너머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Z야말로 딱센스 있고 알맞은 거 아닐까? Z에게 있어 세대 갈등은 바로 이러한 선을 침범하는 데 있다. 세대가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서로가 ‘알딱잘깔센’ 하면 되지 않을까?
고은비 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