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의 이런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 한 마디로 줄이면 ‘공정성’ 문제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겠다”고 한 말이 원인이라기보다는 대표가 된 이후 오해될만한 행동 때문이다. 사실 이 말은 그가 국민의 힘 대표가 되기 전에 한 말이기 때문에 그냥 넘길 수 있는 말이지만 이 말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대표로서 보여준 불공정한 행동 때문이다. 제1야당 대표라면 당연히 해야 할 대여 공세는 포기한 채 윤석열 후보를 포함한 당 내부 사람들과 사사건건 다투어 이기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정치인들을 통해 필요한 리더십 역량이 무엇이고 그것이 부족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단시간 내에 결과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은 드문 것 같다. 주변에서 일어난 상황이 자신에게 벌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배움도 없는 것 같다.
특히 리더가 평가할 때는 더욱 그렇다. 사실 공정한 평가는 리더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코칭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리더는 “힘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지만 상대 평가는 정말 어렵다. 이 업무는 정말 하기 싫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그만큼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아무리 공정한 평가를 했다고 하더라도 ‘C’나 ‘D’를 받은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인정하지 못한다. 편파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공정한 ‘신’이 평가했더라도 ‘C’나 ‘D’를 받은 사람은 ‘신이 편파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공정한 평가는 어렵다.
그렇다고 공정한 평가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리더라면 당연히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만들어 미리 공표하는 등 이해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성과가 좋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 사람에게는 지도도 해야 하지만 필요하면 경고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면서도 ‘평가는 설득이 아니라 이해시키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신’도 만족하게 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가 공정하지 않으면 따르고 싶은 사람이 사라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사라져야 한다. 정당하지 못한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MZ세대는 이런 사실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게재하기도 한다.
리더에게는 ‘따뜻한 마음과 찬 머리가 필요하다.’ 즉, 리더는 구성원들을 공평하게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상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제갈공명의 ‘읍참마속’처럼 말이다.
리더의 공정한 행동은 리더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필수 불가결 요소’다. 이점은 모든 리더에게 해당된다. 이준석 대표도 마찬가지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