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수많은 예측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그 증감을 데이터로 확인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필자는 동료(이중학,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함께 한국 기업에 존재하는 직무별 직원수의 3년간 증감분과 프레이와 오스본(Frey & Osborne, 2013)이 계산한 직무별 일자리가 사라질 확률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즉, 기술에 의해 사라질 확률이 높다고 예측된 일자리가 현실에서도 사라지고 있는가를 데이터로 본 것이다.
여러 컨설팅 보고서와 기업 내 데이터 분석 사례를 보면 변화 시기에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학습 민첩성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바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적용해서 스스로를 바꾸는 능력'을 의미한다. 직장 내에서 살아남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부여 받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려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보면 수학과 통계에 대한 어린시절의 공포로 처음에는 어려워하지만, 학습 민첩성을 가진 학생이 학기말에는 좋은 성적을 보인다.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서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체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현상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주어진 임무를 많은 데이터 양으로 수행하는 데 유용하지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필요한 임무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조직에 필요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데이터 분석 과정은 인공지능에게 대체 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의미있는 답이 가능한 연구 질문'을 만드는 능력과 '이해하기 쉽고 실행 가능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라고 권하고 싶다. 데이터 분석은 수학처럼 정답이 없기에 좋은 친구의 날카로운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 그 사이 이 책의 필자들이 함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스티븐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통계학 박사('데이터로 보는 인사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