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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데이터로 보는 직장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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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데이터로 보는 직장인 이야기

스티븐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통계학 박사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븐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통계학 박사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결을 한 지 5년이 넘었고, 알파고는 인공지능계(?)에서 할아버지 대접을 받는 신세가 되었다.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수많은 예측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그 증감을 데이터로 확인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필자는 동료(이중학,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함께 한국 기업에 존재하는 직무별 직원수의 3년간 증감분과 프레이와 오스본(Frey & Osborne, 2013)이 계산한 직무별 일자리가 사라질 확률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즉, 기술에 의해 사라질 확률이 높다고 예측된 일자리가 현실에서도 사라지고 있는가를 데이터로 본 것이다.
그리고 이 상관관계가 보였다. 이 결과를 본 독자분들은 '어떤(Which) 일자리가 사라지나요?'와 '어떻게(How) 하면 살아남을 수 있나요?'라는 두 개의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첫번째 질문은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서 어느 정도 답이 되었으니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여러 컨설팅 보고서와 기업 내 데이터 분석 사례를 보면 변화 시기에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학습 민첩성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바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적용해서 스스로를 바꾸는 능력'을 의미한다. 직장 내에서 살아남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부여 받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려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보면 수학과 통계에 대한 어린시절의 공포로 처음에는 어려워하지만, 학습 민첩성을 가진 학생이 학기말에는 좋은 성적을 보인다.
통계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느끼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새로운 통계모델과 계산법을 연구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모두 습득하려는 욕심 보다는 먼저 확률이론과 회귀분석과 같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이 탄탄해야 새로운 습득이 쉬워진다. 조직이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은 단순한 분석으로도 데이터가 지지해 줄 때가 많으며 결론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상식에서 크게 벋어나지 않을 때가 많다. 기본을 간과했을 때에 황당한 결론과 사건이 나오지 않는가.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서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체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현상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주어진 임무를 많은 데이터 양으로 수행하는 데 유용하지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필요한 임무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조직에 필요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데이터 분석 과정은 인공지능에게 대체 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의미있는 답이 가능한 연구 질문'을 만드는 능력과 '이해하기 쉽고 실행 가능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라고 권하고 싶다. 데이터 분석은 수학처럼 정답이 없기에 좋은 친구의 날카로운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 그 사이 이 책의 필자들이 함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스티븐 김 캘리포니아주립대 통계학 박사('데이터로 보는 인사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