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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스퍼가 쏘아올린 '경차열풍' 이어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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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스퍼가 쏘아올린 '경차열풍' 이어지려면

사전계약 2만5000대..역대급 돌풍 일으켜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과 동일한 엔진
차량 상품성 향상과 첨단 엔진 개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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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정희 기자


현대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을 되살리고 있다.
캐스퍼는 사전 계약 첫날인 지난 9월 14일 1만8940 대를 기록해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어 사전 계약 열흘 만인 지난 23일 올해 생산 목표(1만2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약 2만5000대가 예약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기아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판매량은 각각 2만4899대, 2만6687대, 1만5033대로 이 셋을 합하면 6만6619대다.
한때 국내 경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웃돌 때와 비교했을 때 초라한 성적표다. 경차는 가격 경쟁력 상실과 낮은 수익성에 따른 투자·생산 위축 등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형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지난해에는 경차가 9만7343대 팔려 10만대 미만으로 급감했다.

캐스퍼 등장으로 올해 경차 시장 판매량은 10만 대를 뛰어넘을 전망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탑재 등 다양한 편의 장비를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이 기대한 것은 '경차다운 가격'이다.

캐스퍼는 기본 모델에 모든 옵션을 포함하면 차 가격이 최대 2057만 원으로 치솟는다. 이는 일반 경형 모델 가격이 1000만 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엔진과 변속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캐스퍼에는 기아 모닝과 레이에 탑재된 1.0L MPi 엔진, 1.0L T-GDI 엔진 두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두 모델 다 자동 4단 변속기가 탑재됐다. 캐스퍼를 기다렸던 많은 사람은 당초 기대했던 스마트스트림 G 1.0 엔진과 IVT(CVT)와는 고성능 엔진이 없어 다소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캐스퍼가 쏘아 올린 경차 관심이 이어지려면 외관 디자인을 넘어 '차량 상품성'과 '엔진 개발'에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제 2·3의 캐스퍼가 나올 수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