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의 사상가 한비자(韓非子, 기원전 280∼233년 경)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한 사람의 힘은 다수를 당해 낼 수가 없고, 한사람의 지혜로는 만물을 이해할 수 없다. 하등의 군주는 자신의 능력을 다하고, 중등의 군주는 타인의 힘을 사용하며, 상등의 군주는 타인의 지혜를 동원한다.' 장수가 아무리 무술에 능하더라도 혼자 힘으로 적군을 상대할 수 없고, 수만의 병사를 거느리고 있더라도 단련되어 있지 않으면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더라도 혼자서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조직의 성과는 구성원들이 이룬 성과의 합이다. 다만 리더는 구성원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대 구성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이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두 사람 세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다. 미국 GE의 회장이었던 잭 웰치(Jack Welch)는 '조직의 가장 무서운 적은 성과는 내지만 직원을 코칭 하지 않는 관리자이다'라고 했다. 좋은 리더는 일을 잘하든 못하든 늘 부드럽게 '잘 대해주는 리더'가 아니라, '잘 되게 해주는 리더'이다. 부드럽게 잘 대하면서 잘 되게 해주면 좋지만, 때로는 엄하게 대하더라도 잘 되게 해주어야 한다.
성장에 대한 동기부여가 성과의 차이를 만든다. 함께 일 하면서 성장한다고 느끼는 것이 곧 동기 유발이다. 리더가 자신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느낄 때 구성원들은 최선을 다해 관심에 보답한다. 금전적 보상이나 승진 같은 외재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급여를 받기위해 일하는 구성원들도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 사람은 일하면서 성과를 내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때 더 열심히 일한다. 주위에서 인정을 받으며 지속해서 성장하는 사람은 돈 때문에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성장한다고 느끼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 방법이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교육을 해야 사람도 크고 회사도 성장한다. 교육의 성과는 당장 나오는 게 아니고 몇 년 뒤에 나온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투자에 소홀한 결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임원은 단기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몸값이 오를지 모르지만, 구성원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임원에게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성과를 함께 도모하면서 조직과 구성원의 미래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임원의 존재 가치이다.
김남민 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임원으로 산다는 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