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마침내 테이퍼링을 공식화 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연준이 긴축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다우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뿐 아니라 비트코인등 가상화폐와 국채금리 국제유가 달러환율 그리고 코스피 코스닥도 테이퍼링의 영향권에 들어갔다.연준은 월 150억달러씩 테이퍼링을한다. 국채 100억·MBS 50억씩이다.
운동량이나 식사공급을 갑자기 줄이기 되면 종종 안절부절못한 채 발작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몸에 경련이 오거나 심한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의학에서 이를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말로는 ‘긴축발작’이다.
스포츠와 의학의 세계에서 주로 사용되던 ‘테이퍼링’과 ‘테이퍼탠트럼’이라는 말이 경제학의 영역으로 넘어온 것은 2013년 5월23일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앞으로 몇 번의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말 한 바 있다. 의회 속기록에 남아있는 버냉키의 영어 원문 표현은 “The Fed might taper in the next few meetings.”이었다.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테이퍼링이란 말이 사용된 것은 인류 역사상 이때가 처음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세계경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연준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양의 유동성을 살포해왔다. 연준이 그 공급규모를 축소 조정하겠다는 발표를 하자마자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효과를 누려왔던 전 세계 증시의 주가가 폭락했다. 특히 신흥국 증시는 공황패닉상태에 빠졌다.
바로 그때의 테이퍼탠트럼 즉 긴축 공포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제롬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한국 시간 11월4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내면서 테이퍼링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연준이 11월이나 12월부터 채권 매입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씩 줄여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경제를 위협해왔던 테이퍼링의 공포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테이퍼링이 몰고 올 위기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겁을 먹을 것도 없다. 미국 연준은 8년 전 긴축발작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또 기업과 개인투자자 등 경제주체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오래전부터 예고해왔다.
테이퍼링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 펜더믹 때 얼어붙었던 경기가 회복을 넘어 과열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조정할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세계 경제는 테이퍼링이나 금리인상의 시기에도 꾸준히 성장을 해왔다.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를 극복해야하는 것처럼 “위드 테이퍼링”도 필요악 일지 모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도 즐길 필요가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