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는 대표적인 포퓰리즘적 정책에 해당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결책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내세웠다. 이처럼 수시로 내세웠던 카드사 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의 결과 소상공인에게 카드사 수수료 문제는 더 이상 큰 부담으로 인식되지 않게 됐다. 실제, 카드업계는 이미 전체 가맹점 중 약 92%에 해당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가 0%라고 밝히고 있다.
전체 가맹점 중 96%에 달하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은 0.8~1.6%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다. 여기에 신용카드 매출액의 1.3%를 매출 세액에서 빼주는 세액 공제까지 적용하면 약 92%의 가맹점은 오히려 세금을 환급 받거나 카드수수료의 실질적 부담이 0%에 가까운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대한 부담으로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던 이른바 ‘알짜카드’를 단종 시키고 있다. 7개 카드사에서 단종된 카드 수만 2018년 100개에서 2019년 202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도 202개의 카드가 단종됐다.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혜택을 줄이면 그만큼 카드 소비 역시 줄어든다. 이는 고스란히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피해 역시 카드사나 자영업자의 몫이 된다.
그렇다고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지나치게 개입할 수도 없다. 정부 개입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카드 수수료 인하는 '깨진 독에 물 붓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어느 시점까지 단행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