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뉴욕증시 등에 따르면 제너럴일렉트릭(GE)과 존슨앤드존슨(J&J)은 최근 기업분할을 선언했다. GE의 최고경영자(CEO) 로런스 컬프 주니어는 기업분할 성명에서 "항공, 헬스케어, 에너지에 주력하는 3개의 기업으로 쪼개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3년 초까지 헬스케어 부문을, 2024년 초까지 재생에너지와 전력, 디지털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을 각각 분리하여 또 다른 기업으로 새 출범하는 것이다. 항공 부문은 계속 'GE'라는 사명을 유지하면서 헬스케어 부문의 지분 19.9%를 유지한다, 항공, 헬스케어, 에너지로 나누어 3개의 기업을 설립하여 각각 더 높은 집중도와 자원 배분, 전략적 유연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으 기업 분할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00년대 후반 GE를 공동 창업한 이후 처음이다.
그룹 해체 및 분할의 열풍은 일본 열도에도 이어지고 있다. 발전 설비에서부터 반도체까지 광범위한 사업 영역을 수행해온 일본의 대표기업 도시바가 최근 회사를 3개 법인으로 분할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도시바는 발전설비 등을 다루는 ‘인프라서비스’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 ‘디바이스’ 회사를 모체에서 떼어내 3개 법인 체제로 재편한다. 기존의 도시바 법인은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와 상장 자회사인 도시바 테크를 관리하는 데에 주력한다. 3분할 계획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1875년 창업의 명문 기업은 해체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인프라와 반도체 등 폭넓은 사업 분야에서 약 300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도시바 같은 대기업이 분할되는 것은 일본역사상 처음이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회사 분할은 엄청난 변화이지만 서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도시바의 경영이념을 이어나간다면 각 사업을 성장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 주주들이 대거 늘어난 것도 분할의 한 요인이 됐다.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벌일 경우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행동주의 펀드 주주들이 나서 경영진들과 충돌을 빚는 사례가 많아 졌다. 다각화 경영이 기업 의사 결정에 있어 비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상호 간에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지지도 않는데도 하나의 기업 울타리 속에 있으면 의 각자의 가치에 비해 보두 할인된 평가를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를 분할하면 주주 가치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다. 또 저 평가에 대한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도 해소시킬 수 있다. 경영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한국 재계에서도 기업 쪼개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규모의 역 경제를 해소하고 각 분야 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 전략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룹 해체와 기업 분할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 재벌 기업들의 최근 기업 분할은 오너가 소유권을 장악하면서도 분할 후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확보하는 데에 좀 더 역점을 두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