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FOMC에서 내릴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테이퍼링 즉 자산매입 축소 진행 속도를 높여 내년 3월까지 종료할 계획일지가 최대의 관심이다. 뉴욕증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메이저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내년 봄 금리 인상도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연준의 당초 계획은 월 1200억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줄여나가 8개월 뒤인 내년 6월에 테이퍼링 절차를 종료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축소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일 것이 확실시된다. 예상을 넘어선 인플레이션과 고용회복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 2%의 두 배를 넘어서고 있다. 11월 CPI 소비자물가지수는 무려 6.8% 올랐다. 실업률은 최근 4.2%까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 안정’이라는 점에서 이런 지표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즉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을 돕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명분을 약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 그야말로 물가비상이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즉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8%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뉴욕증시의 전문가 컨센서스 전망치 6.7%보다도 더 높았다. 6.8% 상승률은 그 전 10월의 6.2%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11월 CPI는 또 전월 대비로도 0.8% 올랐다. 이 역시 뉴욕증시 시장 전망치인 0.7%를 웃돌았다. 근원 CPI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전월 대비 0.5%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1981년 중반 이후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이 와중에 뉴욕증시는 큰폭으로 올랐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을 경신하기도 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16.30포인트(0.60%) 오른 35,970.99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57포인트(0.95%) 상승한 4,712.02를 나타냈다. 기술주 나스닥 지수는 113.23포인트(0.73%) 뛴 15,630.60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들어 3.82% 올랐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02%, 3.61% 상승했다. S&P500지수는 11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CPI 물가폭탄 속에 뉴욕증시가 오히려 오르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CPI 물가폭탄이 터진 만큼 연준 FOMC로서는 테이퍼링과 금리인상등 긴축의 강도를 높일 것이다. 그런데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CPI 지표 발표 후에 연준의 테이퍼링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0.62%까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45%까지 밀렸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CPI가 높긴해도 이제 정점을 지났다는 안도감 즉 피크아웃 기대가 뉴욕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CPI 통계 작성 후 미국의 물가가 떨어지고 있음을 역설했다. 오미크론 부작용이 예상외로 경미하다는 사실도 뉴욕증시 랠리에 한 몫 했다.
그 럼에도 미국 연준을 향한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연준은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고, 내년 조기 금리인상의 문을 열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월 자산매입 축소액을 현 150억 달러에서 내년부터 300억 달러로 증액해 3월까지 테이퍼링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이르면 2분기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뉴욕증시는 보고 있다. 인플레 억제를 위한 테이퍼링과 긴축은 뉴욕증시 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