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더믹 와중에 경기부양을 위해 풀기 시작했던 국채 매입 방식을 통한 유동성 살포의 규모를 더 빨리 줄여가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의 양적완화는 2022년 3월에 종료된다. 테이퍼링도 이때 끝난다. 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들어간다. 이와 관련해 뉴욕증시에서는 "가장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FOMC 회의에 앞서 뉴욕증시 이코노미스트들도 대부분이 Fed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았다. 테이퍼링이 3월말에 끝나면 금리인상은 2분기부터 가능해진다. 내년중에 3번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어 사전에서 테이퍼링(Tapering)은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의 자동사 테이퍼(Taper)란 단어의 명사형이다. 즉 “점점 가늘어지는 것”이란 의미이다. 이 말은 애당초 스포츠 용어였다. 마라톤이나 수영 선수 등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경기에서 선수들이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훈련량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는 과정을 일컬어 ‘테이퍼링’이라고 불러왔다. 체급 경기에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일종의 테이퍼링이다.
운동량이나 식사공급을 갑자기 줄이기 되면 종종 안절부절못한 채 발작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몸에 경련이 오거나 심한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의학에서 이를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말로는 ‘긴축발작’이다.
스포츠와 의학의 세계에서 주로 사용되던 ‘테이퍼링’과 ‘테이퍼탠트럼’이라는 말이 경제학의 영역으로 넘어온 것은 2013년 5월23일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앞으로 몇 번의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말 한 바 있다. 의회 속기록에 남아있는 버냉키의 영어 원문 표현은 “The Fed might taper in the next few meetings.”이었다.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테이퍼링이란 말이 사용된 것은 인류 역사상 이때가 처음이다. 미국 연준은 그해 12월 FOMC회의에서 실제로 테이퍼링을 단행했다. 운동선수의 식사공급량을 줄이듯이 유동성 공급량을 그 이듬해인 2014년 1월부터 축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연준이 돈을 푸는 방법으로 매입해왔던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의 매입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세계경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연준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양의 유동성을 살포해왔다. 연준이 그 공급규모를 축소 조정하겠다는 발표를 하자마자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효과를 누려왔던 전 세계 증시의 주가가 폭락했다. 특히 신흥국 증시는 공황패닉상태에 빠졌다. 바로 그때의 테이퍼탠트럼 즉 긴축 공포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날 지 뉴욕증시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테이퍼링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 펜더믹 때 얼어붙었던 경기가 회복을 넘어 과열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를 조정할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세계 경제는 테이퍼링이나 금리인상의 시기에도 꾸준히 성장을 해왔다.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를 극복해야하는 것처럼 “위드 테이퍼링”도 필요악 일지 모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이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