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 탠트럼 이 말은 원래 의학 용어였다. 큰 대회를 눈앞에 두고 운동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용으로 일부러 쉬면서 운동량을 줄여야 할 때가 있다. 그 운동량을 줄이면 종종 안절부절못한 채 발작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운동의학에서 ‘taper tantrum’이라고 부른다.테리퍼링이란 말이 경제학에서 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5월부터다. 당시 미국 연준 (FED)은 양적 완화의 규모를 축소했다. 경기과열을 막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차원에서 채권매입량을 줄인 것이다. 이 조치가 나오자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큰 소동이 일었다. 그 연준의 테이퍼링 때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컸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급격한 자본 유출이 이어졌고, 주요 중앙은행은 자금 계좌를 보호하기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받았다.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 이후 유동성 부족으로 미국의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판단한 수 많은 국제투자자들이 전 세계 각국에 나가있던 자금을 일거에 미국 쪽으로 돌린 것이다. 그 바람에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에 패닉 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대혼란이 야기됐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화 선언이 아시아 시장의 움직임에 큰 쇼크를 주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신흥국 통화와 주가 가치가 급락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 현상이 벌어진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신흥국 시장이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UOB의 헝쿤 하우 시장 전략 책임자도 "아시아의 모든 중앙은행은 지금까지 (연준의 테이퍼링 선언에 대응해) 잘 준비해왔다"며 "주요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량은 기록적으로 높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핫머니 유출 문제를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은 그러나 지금의 아시아 지역 상황은 2013년에 비해 외부 충격을 더 잘 견딜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의 무역 펀더멘털도 더욱 탄탄해져 이 지역 국가들이 연준의 테이퍼링 여파를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긴축발작 테이퍼탠터럼의 위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경제가 살아있는 생물인 만큼 테이퍼탠트럼 우려에 대한 관찰과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