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란 외부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한 소비가 전염병 확산이 누그러짐에 따라 소비 폭발로 이어져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났다.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을 보복 소비라고 한다면 그 보복소비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펜트 업 효과라고 경제학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올 11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까지 미국 소매 판매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이는 17년 내 최고 증가율이며 팬데믹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0.7% 늘었다. 분야 별로는 의류 매출이 1년 전보다 47%, 보석류는 32% 늘었다. 전자 제품 매출도 16% 증가했다. 온 라인 판매는 1년 전보다 11%, 2019년보다는 무려 61% 증가했다.
이러한 보복 소비 속에 미국 뉴욕증시는 쾌조의 '산타랠리' 출발을 알렸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1.82포인트(0.98%) 오른 36,302.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5.40포인트(1.38%) 상승한 4,79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7.89포인트(1.39%) 상승한 15,871.26에 각각 장을 마쳤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나흘 만에 개장한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찍었다. 종가 기준으로도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69번째 최고치 기록 경신이다.
1929년 이후 산타랠리 첫날 S&P 500 지수가 1% 넘게 오른 것은 이번이 9번째이다. 2000년 2.44% 급등한 이후 21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즉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공포가 상당 부분 가라 앉으면서 연말 랠리로 이어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력이 강하지만 처음 알려졌던 것보다 증상이 경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다른 변이 바이러스들에 비해 입원할 위험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 결과다. 이 과정에서 펜트업 효과가 더 극대화됐다.
보복소비는 보통 외부 요인으로 인해 수요가 억제되었다가 그 요인이 해소되면서 수요가 분출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pent-up effect가 발생한다.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이다. 코로나 펜데믹이 수그러들면 보복 소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연말 소비 잔치가 장기간 이어질 것인가 여부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을 점차 줄이고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내년으로 연기한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공급망이다. 이미 여러 곳에서 보복 소비를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공급난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그리고 공급망 문제에 대한 관찰이 빌표한 이유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