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무지보다 무서운 것이 무시이다. 무시에는 행동에 대한 개인의 결정과 의도가 담기기 때문이다. 무지함으로 비롯된 실수가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 더 많은 질타를 받게 된다. 주로 중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행동은 용서받지 못한다. 범용적으로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지켜야 하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 ‘양심’은 매일 우리가 이 선을 넘을 것인 것 말 것인지, 무시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을 요청한다.
아직 기업에서도 무지한 영역과 무시되고 있는 영역이 있다. 인재 육성, 리더십, 조직문화의 영역이 그렇다. 소위 대기업 혹은 떠오르는 기업들의 얘기는 아니다. 이런 기업들은 더 많은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곳, 일하기 좋은 곳,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조직의 고용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오히려 교육과 조직문화와 같은 키워드를 강조한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조직이 있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기술을 진보시키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문제는 ‘자본’으로 해결되기도 한다. 필요한 사람을 육성하기 보다, 때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막대한 자본으로 고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단, 자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리더십과 조직문화이다.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올바른 신념과 철학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람과 문화가 변화하고 성장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이런 신념 없이는 단기간의 사람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맺지 못할 때 다시 무지와 무시의 영역으로 돌아선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 속에서 변함없이 사람에 대한 신념을 지키는 철학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을 한 해 동안 꿈꿔보는 것은 어떨까?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